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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11.19 매일경제] 다문화 아이들에겐 여전히 잔혹한 `다문화 한국`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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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9-01-22 10: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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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학생 사망 사건으로 본 `교내 따돌림` 실태

다문화 초등생 5년새 2배↑
10명중 2명꼴로 왕따 경험

우울·불안…심리문제 커
차별 없는 교육 환경 시급

중국인 국적 어머니와 사는 다문화가정 학생 A군(15)은 학교 가기가 무섭다. 반 친구들의 은근한 따돌림 때문이다. 한국어가 서툰 A군은 친구들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말을 알아듣기 힘들 뿐만 아니라 어눌한 발음 때문에 자기 뜻이 잘못 전달될까봐 걱정돼서다.

올해 수학여행에서는 친구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A군은 지난여름부터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 시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고 있다.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사망 사건 뒤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들에 대한 편견이 여전해 차별이나 학교폭력 등도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러시아 국적 어머니와 함께 살아오던 다문화가정 학생 B군(14)은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졌다. B군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은 청와대 청원 글에서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며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혀 (B군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왕따는 이미 몇 번이나 보도됐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16년엔 전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동급생들이 다문화가정 학생의 머리를 자르고 바늘로 찌르는 등의 가혹행위를 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12년 3만3740명에서 2017년 8만2733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비율로 따져도 초등학생 100명 중 3명은 다문화가정 학생이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편견으로 얼룩져 있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수의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괴롭힘 피해 경험과 심리 문제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논문에 따르면 당시 설문에 참가했던 760명의 다문화가정 학생 중 34.6%가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1.2%를 보인 일반 학생들 비중보다 높다. 특히 왕따 등 관계적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은 18%로 일반 학생들 비중인 11.2%보다 훨씬 높았다. 

또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우울, 불안, 사회적 위축 및 정체감 혼돈 등 심리 문제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 교수는 "문화 차이로 발생하는 다양한 도전으로 인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우울과 불안의 정도가 높아지고 나아가 사회적 관계에서 위축된다"며 "괴롭힘을 당한 학생들은 더 심각한 심리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돌림의 원인은 학습 부진과 부족한 한국어 실력이다.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학생 C군(11)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혼자만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야외 활동을 가거나 체험학습을 빠지는 등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여건이 더 열악하다. 주수언 동국대 가정교육학과 교수는 "공단이 들어와 있는 경상북도의 경우 다문화가정 학생 수만 8000여 명이고,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도 상당수"라며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해 언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조언한다. 특히 말을 가르쳐주는 엄마 쪽이 외국 국적인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 박덕유 인하대 사범대학 교수는 "언어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이게 결국 또래들 사이의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한국어가 자유롭지 못하면 전반적 학습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방과후수업 등을 통해 한국어를 향상시키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을 하나의 단일한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여건, 부모님 국적 등 다문화가정의 상황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다문화센터의 한 상담 교사는 "다문화가정 학생들 중에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며 "학교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형과 상황 등을 구분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편견을 줄여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장인실 경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 원장은 "단일성을 강조해온 우리 국민들의 편견을 한 번에 없애기는 쉽지 않다"며 "일선 교사들부터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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